홍콩의 빈부격차, 여전히 화약庫로 남아

곽수근 기자·양모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홍콩의 이번 민주화 시위에 대해 외신들은 "시위 초기에 중국 지도부가 ＇홍콩 주민들은 정치적 투쟁엔 무관심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분석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여건이 크게 바뀌었는데, 중국 정부의 홍콩인에 대한 인식의 틀은 예전에 머물러 오판(誤判)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홍콩의 GDP(국내총생산)는 1597억달러에서 2740억달러로 배 가까이 성장했다. 1인당 GDP도 3만8125달러로 늘어 중국(6807달러)은 물론이고 이전의 종주국 영국(3만9350달러)을 넘볼 정도가 됐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국부(國富)의 증가가 재분배되지 않고 일부 부유층에 집중된 것이다. 하위 10%의 가구 소득은 5500→4300홍콩달러(약 75만→59만원)로 22%나 줄어든 반면, 상위 10%는 4만9250→6만6040홍콩달러(약 675만→904만원)로 34%가 늘었다. 홍콩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계속 커져 0.537(2011년 기준)에 이르게 됐다.

0~1 사이의 값을 갖는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본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0.3이다. 또 최근 10년간 홍콩의 실질임금은 3%도 채 오르지 않았는데, 주택 값은 3배 가까이 뛰는 등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졌다.

부유층은 대부분 중국 공산당과 공조해 특권을 누리며 부를 축적했다. 부동산 재벌로 중국 공산당과 친분을 쌓아 홍콩의 행정수반이 된 렁춘잉 행정장관이 대표적이다.
곽수근 기자·양모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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